어쩌면

and so on.. 2007/03/18 22:55
어쩌면 죽음과도 비슷한 고통과 공포 속에

싱그러운 6월의 풀냄새
타는 8월의 무더위
7월의 계곡의 상쾌함
10월의 단풍잎과
12월의 흰 눈과
그리고 얼굴
얼굴 수많은 얼굴들이

온통 정신을 휘감았다.
모두 다 웃으며 힘내
잘 하라고

네. 잘 할게요.



왠지 몸이 버텨내지 못할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완전관해가 가능하다고 얘기하지만, 역시 확률이니까.
모르는거다. 사람 일은.

몸에 박힌 두개의 바늘로 수 리터의 알수 없는 액체가 흘러들어오는 느낌
그 액체들이 야기할 구역질과 무력감에 겁이나 근육부터 굳어가는 느낌
때문에 굳어버린 횡격막(횡경막 아님)이 허파의 확장을 방해해 숨조차 쉬기 힘든
저속 재생된 익사 스너프 같은 그 느낌
어제까지 이겨야 했고 앞으로도 얼마나 이겨야 할 지 모를 그 느낌들이.

위장과 대장이 뒤틀려서 뱃속에 가스가 차고
안먹으면 나를 죽이고 말 식사에서 나는 냄새마저 구토를 일으킬때
난 뭘 어떡해야 하나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렇게 살아야 하나
수십번을 되물어 보았다.
몇번 묻지 못하고 기력이 떨어져 결론은 내지 못했지만.

그러다 오늘, 엄마가 해주신 카레를 먹다 느꼈다.
카레가 맛있네요.


이제 2번째 치료 사이클의 시작이자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
남은 이틀이야, 까짓거 껌이다.
최소 4번으로 예정된 치료 사이클의 절반을 찍었다.

또한 사람에 따라서 2번째 사이클을 마치고는
더 이상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모르는거다. 사람 일은.
나일지도. 훗

즐겁게 살자.


한줄 요약
부작용으론 안 죽는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7/03/18 22:55 2007/03/18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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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on this post!

  1. 양치 2007/03/19 09:14      

    난 마지막 줄이 왜 웃기지 ㄲㄲ
    난 늘 기도하고 있다. 화이팅.
    밥사.

  2. sid 2007/03/19 20:58      

    장하다 내 동생. 싸워서 이길 때 까지 힘내는거다!

  3. PFC KIM C R 2007/03/31 00:19      

    나도 항상 응원하고 있어. 잘 이겨내길 빌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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